서양 철학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고대 그리스(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해, 중세의 신앙-이성 종합(아우구스티누스·아퀴나스), 르네상스의 인문주의와 과학혁명, 근세의 합리론·경험론 대립과 칸트의 종합, 근대의 헤겔 관념론과 마르크스·니체의 반발, 현대의 실존주의·분석철학·포스트모더니즘까지 — 서양철학 2,500년의 흐름을 시대별로 정리한 종합 가이드.

서양 철학사: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눈에 보는 서양 철학사

시대 (Period)시기 (Time)주요 특징 (Key Features)대표 철학자 (Philosophers)
고대기원전 6C ~ 기원후 4C자연의 원리 탐구, 인간의 덕과 윤리, 이데아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중세5C ~ 14C신앙과 이성의 조화, 신학적 체계 수립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르네상스14C ~ 16C고전의 부활, 인문주의, 인간 중심적 사고마키아벨리, 에라스무스
근세17C ~ 18C이성과 경험 중시, 계몽주의, 인식론적 전환데카르트, 흄, 칸트
근대19C관념론의 완성, 유물론과 생철학의 대두헤겔, 마르크스, 니체
현대20C ~ 현재언어·구조 분석, 실존의 문제, 포스트모더니즘비트겐슈타인, 사르트르, 푸코

서론: 서양 철학사의 큰 흐름

서양 철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끊임없이 확장해 왔습니다.

  • 고대: 우주의 근본 원리와 인간의 덕(Arete)에 대한 탐구.
  • 중세: 신앙(Faith)과 이성(Reason)의 관계 규명 및 조화.
  • 르네상스: 고대 지식의 부활과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의 회귀.
  • 근세 (계몽주의): 이성과학을 바탕으로 한 전통 권위로부터의 독립.
  • 근대 (19세기): 거대한 사상 체계의 구축(관념론)과 그에 대한 반작용(유물론, 생철학).
  • 현대: 언어, 구조, 실존 등 다양한 주제로 철학의 세분화 및 전문화.

고대 철학 (Ancient Philosophy)

배경: 고대 그리스 철학은 **“신화에서 이성으로(From Mythos to Logos)”**의 전환을 이룩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자연 현상을 신들의 변덕이 아닌 **변하지 않는 원리(Arche)**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철학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초기에는 자연 철학(탈레스 등)이 주를 이루었으나, 5세기경 아테네의 민주주의 발전과 함께 관심사가 인간의 삶과 사회로 옮겨갔습니다.

주요 철학자와 사상:

  • 소크라테스: “너 자신을 알라.” 끊임없는 문답법으로 무지를 자각시키고 절대적 진리와 도덕을 탐구. “성찰하지 않는 삶은 가치가 없다.”
  •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제자. 이데아(Idea)론을 통해 현상계 너머의 불변하는 참된 실재를 주장. 《국가》에서 철인 통치론 제시.
  •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의 제자이자 비판적 계승자. 현실 세계의 경험과 관찰 중시. 논리학, 윤리학, 형이상학, 자연과학 등 방대한 학문 체계 정립.

헬레니즘 시대 (알렉산드로스 제국 ~ 로마): 사회적 혼란 속에서 개인의 마음의 평안을 추구하는 실천적 철학이 유행했습니다.

  • 스토아 학파 (제논): 금욕과 이성을 통한 정념의 극복 → 부동심(Apatheia).
  • 에피쿠로스 학파: 고통의 부재로서의 쾌락 추구 → 평정심(Ataraxia).
  • 신플라톤주의 (플로티누스): 3세기경 등장. 만물의 근원인 **일자(The One)**와의 신비적 합일 추구. (기독교 신학에 영향)

시대적 영향: 폴리스(도시국가)의 자유로운 토론 문화가 철학 발전을 견인했습니다. 이후 헬레니즘과 로마 제국 시기에는 세계 시민주의와 결합하며 보편적 윤리 사상으로 발전했고, 이는 훗날 기독교 교리 형성의 지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요약 포인트 (고대 철학)

  • 대표 철학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고대 그리스 철학의 정점).

  • 주요 사상: 이데아론(플라톤), 형이상학 체계(아리스토텔레스), 스토아 학파의 금욕, 에피쿠로스 학파의 쾌락주의, 회의주의 등 다채로운 학파의 출현.

  • 역사적 배경: 그리스 폴리스 시대의 자유로운 지성 문화, 알렉산드로스 헬레니즘 제국로마 제국의 확산으로 철학의 범위 확대.

  • 문화적 영향: 신화 대신 이성적 탐구를 통해 자연과 인간을 이해하고자 했으며, 후대(특히 기독교 사상)에 큰 영향을 미침.

중세 철학 (Medieval Philosophy)

배경 및 특징: 중세 철학은 **로마 제국의 기독교화(4세기)**부터 **르네상스 이전(15세기)**까지 이어지는 장구한 시기를 포괄합니다. 이 시대의 지적 활동은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사회와 사상이 통합되던 봉건 사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철학은 **“신학의 시녀(ancilla theologiae)”**로서, 이성을 통해 신앙의 신비를 변증하고 기독교 교리를 체계화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초기에는 수도원을 중심으로, 12세기 이후에는 대학(스콜라)을 중심으로 학문이 발달했습니다.

주요 철학자와 사상:

  • 아우구스티누스 (교부 철학):
    • 플라톤 철학을 수용하여 기독교 교리 체계화.
    • “이해하기 위해 믿는다.” – 신앙의 우위 위에서 이성 활용.
    • 『고백록』, 『신국론』 등을 통해 신과 인간, 역사의 문제 탐구.
  • 토마스 아퀴나스 (스콜라 철학):
    •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수용하여 신앙과 이성의 조화 모색.
    • 『신학대전』: 중세 신학의 집대성. 5가지 신 존재 증명 제시.
    • 보편 논쟁에서 유명론(Nominalism) 주장 – 보편적 개념은 이름일 뿐이고 실재하는 것은 개체뿐이다. (근대 경험론의 선구)

요약 포인트 (중세 철학)

  • 대표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교부 철학), 토마스 아퀴나스(스콜라 철학), 윌리엄 오컴(유명론).

  • 주요 사상: 신앙과 이성의 조화, 신 존재 증명, 보편 논쟁(실재론 vs 유명론), ‘철학은 신학의 하녀’.

  • 역사적 배경: 기독교가 지배하는 중세 봉건 사회, 수도원과 대학의 설립, 이슬람을 통한 고대 철학의 재유입.

  • 문화적 영향: 기독교 교리의 체계화, 논리적 사고 훈련(스콜라)을 통해 근대적 학문의 토양 마련.

르네상스 철학 (Renaissance Philosophy)

배경 및 특징: 14세기에서 16세기에 이르는 **르네상스(Renaissance)**는 ‘재생’을 의미하며, 중세의 신 중심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고대 그리스·로마의 인본주의적 가치를 부활시키려는 문화 운동이었습니다. 봉건제와 교회의 권위가 쇠퇴하는 가운데, 인쇄술의 발명지리상의 발견은 유럽인들의 시야를 획기적으로 넓혔습니다. 이 시기 철학자들은 **“인문주의(Humanism)”**를 기치로 내걸고, 인간의 존엄성과 개성을 재발견하고자 했습니다.

주요 철학자와 사상:

  • 에라스무스: 인문주의의 대표자. 『우신예찬』 등을 통해 부패한 가톨릭 교회 비판 및 자유로운 정신 추구.
  •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 정치와 윤리의 분리. 이상적인 군주상이 아닌 냉혹한 현실 권력 정치(Realpolitik)를 논함.
  • 토마스 모어: 『유토피아』. 사유재산이 없는 이상적 평등 사회 묘사.
  • 과학 혁명 (자연철학):
    • 코페르니쿠스: 지동설 주장 – 천동설 위주의 중세 우주관 타파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 갈릴레이: 관찰과 실험을 통한 근대 과학 방법론 확립.

영향: 교회의 절대적 권위에 도전하고 인간의 이성과 경험을 중시하는 근대 철학의 토대를 마련.

요약 포인트 (르네상스 철학)

  • 대표 철학자: 에라스무스(인문주의), 마키아벨리(정치학), 코페르니쿠스/갈릴레이(과학 혁명).

  • 주요 사상: 인문주의(Humanism), 인간 존엄성 회복, 지동설 등 과학적 세계관의 태동, 현실주의 정치철학.

  • 역사적 배경: 중세의 쇠퇴, 인쇄술 발명, 대항해시대, 종교개혁으로 인한 기존 권위의 붕괴.

  • 문화적 영향: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의 가치관 전환, 근세 합리주의와 경험주의가 등장할 수 있는 길을 염.

근세 철학 (Early Modern Philosophy: 17~18세기)

배경 및 흐름: 17~18세기 근세 철학은 “이성의 시대” 혹은 “계몽주의(Enlightenment)” 시대로 불립니다. 갈릴레이와 뉴턴으로 대표되는 과학 혁명의 성공은 철학자들에게 자연과 인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습니다. 이제 철학은 교회나 전통의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인간의 이성과학적 사고를 통해 진리를 독자적으로 탐구하려 했습니다. 지식의 확실한 근거를 어디에 둘 것인가를 두고 대륙의 합리론과 영국의 경험론이 치열하게 대립했으며, 이는 훗날 칸트에 의해 종합됩니다.

  • 주요 흐름: 지식의 근원을 둘러싼 합리론경험론의 대립, 그리고 칸트의 종합.

1. 대륙 합리론 (Rationalism)

  • 특징: 참된 지식은 감각 경험이 아닌 유일하게 이성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본유관념(Innate Ideas) 인정.
  • 르네 데카르트: 근대 철학의 아버지. 방법적 회의를 통해 도달한 제1원리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Cogito, ergo sum).” 심신이원론.
  • 바뤼흐 스피노자: 범신론(Pantheism). 신은 곧 자연이다. 기하학적 질서에 따른 윤리학.
  • 고트프리트 라이브니츠: 단자(Monad)론. 예정조화설.

2. 영국 경험론 (Empiricism)

  • 특징: 모든 지식은 경험과 감각으로부터 온다. 본유관념 부정.
  • 존 로크: 인간의 마음은 **백지(Tabula Rasa)**와 같다. 사회계약론과 시민 정부 사상.
  • 데이비드 흄: 극단적 회의주의. 인과법칙은 심리적 습관에 불과하다(귀납법의 문제). 이성은 정념의 노예다.

3. 비판 철학 (칸트의 종합)

  • 임마누엘 칸트: 합리론과 경험론의 종합.
    •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대상이 인식의 중심이 아니라, **인간의 인식 틀(형식)**이 대상을 구성한다.
    • “내용 없는 사유는 공허하고,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
    • 『순수이성비판』: 인간 이성의 한계 규명 (현상계만 인식 가능, 물자체는 알 수 없음).

정치 철학의 발전:

  • 사회계약론: 홉스(리바이어던, 절대군주), 로크(자연권, 자유주의), 루소(일반의지). 시민 혁명의 사상적 배경 제공.

요약 포인트 (근세 철학)

  • 대표 철학자: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브니츠 (합리론); 로크, 흄 (경험론); 칸트 (종합).

  • 주요 사상: 방법적 회의, 코기토(Cogito), 본유관념 vs 백지설, 사회계약론, 칸트의 비판 철학(인식론적 전환).

  • 역사적 배경: 과학 혁명의 완성, 계몽주의 확산, 시민 혁명의 발생.

  • 문화적 영향: 이성에 대한 절대적 신뢰, 개인의 권리 의식 신장, 근대 민주주의와 과학적 방법론의 확립.

근대 철학 (Modern Philosophy: 19세기)

배경: 19세기 철학은 독일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으며, 산업혁명과 자본주의의 성숙, 진화론의 등장 등 급격한 사회 변화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 시기는 칸트 철학을 계승하여 거대한 사상 체계를 구축하려 했던 독일 관념론이 정점에 달한 시기이자, 동시에 그 사변적인 체계에 반발하며 유물론, 생철학 등 다양한 비판적 사조가 분출한 역동적인 시대였습니다.

주요 흐름:

1. 독일 관념론 (German Idealism)

  • 게오르그 헤겔: 독일 관념론의 완성자.
    • 변증법(Dialectic): 정(正)-반(反)-합(合)의 논리로 역사가 발전함.
    • 절대정신: 역사는 절대정신이 자유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다.

2. 관념론에 대한 반작용 및 새로운 시도

  • 유물론 (칼 마르크스):
    • 헤겔의 변증법을 유물론적으로 뒤집음(유물사관).
    • 역사는 정신이 아니라 **경제적 생산 관계(하부구조)**에 의해 움직인다.
    • 자본주의 모순 분석과 공산주의 혁명 예견.
  • 생철학 & 실존의 선구:
    • 쇼펜하우어: 염세주의. 세계의 본질은 맹목적인 **‘살려는 의지’**이다.
    • 니체: “신은 죽었다.” 기존 기독교적 가치 전복. **위버멘쉬(초인)**와 권력에의 의지 강조.
    • 키르케고르: 신 앞의 단독자. 주체적 진리와 실존 강조.

3. 공리주의 (Utilitarianism)

  • 영국을 중심으로 전개된 실용적 윤리설.
  • 벤담 & 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쾌락과 행복을 도덕의 기준으로 삼음. 사회 개혁의 이론적 토대.

요약 포인트 (근대 철학)

  • 대표 철학자: 헤겔(관념론), 마르크스(유물론), 니체(생철학), 밀(공리주의).

  • 주요 사상: 절대정신과 변증법, 유물사관과 계급 투쟁, “신은 죽었다”(허무주의 극복),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 역사적 배경: 산업혁명과 자본주의의 성숙, 제국주의, 진화론의 등장 등 급격한 사회 변화.

  • 문화적 영향: 20세기 거대 이데올로기(공산주의 등)의 탄생, 전통 형이상학의 붕괴와 새로운 가치 모색.

현대 철학 (Contemporary Philosophy: 20세기 이후)

배경: 20세기 서양 철학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 그리고 과학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을 목격하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전쟁의 참혹함은 인간 이성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불러일으켰고, 이는 실존과 삶의 의미를 묻는 철학으로 이어졌습니다. 한편, 학문의 전문화와 함께 철학은 크게 언어와 논리 분석을 중시하는 영미권의 분석 철학과, 역사와 사회, 구조의 문제를 파고드는 유럽 대륙의 현대 철학(현상학, 구조주의 등)으로 분기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주요 흐름:

1. 실존주의 (Existentialism)

  •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인간의 실존적 불안과 자유를 탐구.
  • 장-폴 사르트르: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인간은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존재. (참여, 앙가주망).
  • 하이데거: 존재 망각 비판, 현존재(Dasein) 분석.

2. 분석 철학 (Analytic Philosophy)

  • 영미권 중심. 언어의 논리적 분석을 통해 철학적 명료성 추구.
  •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 초기: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언어의 그림 이론).
    • 후기: 언어 게임 이론.

3. 구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Structuralism & Post-modernism)

  • 프랑스 중심. 주체 중심의 근대 철학 해체.
  • 구조주의: 인간의 의식보다 **무의식적 구조(언어, 사회)**가 우위에 있다 (레비스트로스, 라캉).
  • 포스트모더니즘:
    • 이성과 거대 담론의 독재 거부, 다양성과 차이 존중.
    • 미셸 푸코: 지식과 권력의 연관성 탐구 (감시와 처벌).
    • 자크 데리다: 해체주의.

시대적 의의: 절대적 진리에 대한 회의와 함께, 언어, 구조, 권력, 환경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과 사회를 재조명.

요약 포인트 (현대 철학)

  • 대표 철학자: 사르트르, 하이데거 (실존); 비트겐슈타인 (분석); 푸코, 데리다 (포스트모던).

  • 주요 사상: 실존주의(자유와 책임), 언어 분석(명료성 추구), 구조주의 및 해체주의(다원성과 차이).

  • 역사적 배경: 두 차례의 세계 대전, 냉전, 과학 기술의 발달, 글로벌화 및 정보화 시대.

  • 문화적 영향: 거대 담론의 해체, 개인의 다양성 존중, 언어와 권력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학문과 예술 전반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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