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적당히 물을 머금은 잔디밭을 걷는 듯 편안한 하루였다. 숙면을 취하진 못했지만, 그것마저 포근한 잔디에 묻힌 느낌이었다.
잔디 속엔 여전히 돌무더기와 가시들이 종종 있었지만, 오늘은 따갑지 않았다. 잘 가꿔진 잔디밭은 바쁜 발걸음도 조금 느리게 잡아끌어 여유롭게 만드는 레이백 같은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 여유는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오늘 만난 그 잔디밭은 아마 꽤 솜씨 좋은 정원사의 작품이었으리라…
그리고 이제 내 앞에 놓인 자그마한 땅이 있다. 그 땅은 지금까지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구덩이이기도, 깊이 파고드는 진흙탕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는 적당히 물 머금은 잔디밭이기로 하자.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릴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마음을 생글 생글하게 만드는, 빛의 생명을 전해주는 엽록이고 싶다. 세상을 푹신하게, 포근하게, 따뜻하게 만드는, 그래서 거기서 아름다운 마음을 노래하는, 카오스처럼 어지러운 정글이 아니라 코스모스 피어있는, 사랑스러운 땅이고 싶다. 그리고 그 땅이 모여 아름다운 낙원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