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비가 쏟아지더니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은 날씨였다. 비로 어두웠던 하늘은 모든 물을 쏟은 뒤 맑은 하늘을 선사해 주었다. 까만 비는 순간의 울적함을, 쨍한 햇볕은 순간의 기쁨을 주었다.
그 순간이 모여 계절을 만들었고, 그렇게 모인 계절은 나의 나이를 한 뼘 자라게 했다. 우리의 순간은 먹구름도, 햇볕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순간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모여 만들어내는 나이테와 같은 인생의 두께이다. 나도 덤덤히 비와 햇볕을 이겨내면 세상의 시름과 고통을 널어 줄 큰 나무가 되어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