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

갈바를 알지 못하고 걷기 시작한 우리의 사계절은 한바퀴 돌아 초록을 거머쥔 한 섬의 여름으로 우리를 이끌었다.

지난 여름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행군처럼 우리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지만 돌아온 이 계절은 우리에게 말 한마디로 웃음 짓게 하는 하늘 위 솜사탕 같은 계절이 되었다. 그리고 그땐 몰랐지만 이 가벼움은 무거움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선물이었다.

사실 이 여름도 들여다보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그건 내가 보는 초록이 남들과 조금 달라서 였을지도…

하지만 마지막 날에는 다름 없이 같은 마음을 품을 수 있겠지. 그날엔 조금의 어색함도 없는 완전한 초록이, 완전한 웃음이, 완전한 사랑이 있길.

그리고 그 ‘우리’가 더 커져가길.